내년에는 남편 생일 밥상 좀 받아보자.(결혼에 골인해서) 하얀 쌀밥에 깔끔하게 굴만 들어간 엄마 미역국이 타국에서 너무도 먹고 싶다. 간밤에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우리 엄마 100세까지 사시게 해달라고...' 아프리카 여행하면서 귀국하면 엄마의 음식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손에 물을 잘 안 묻혀봤다. 음식을 할 줄 모른다. 흥미도 없고.. 기름진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해서 깔끔한 해산물을 좋아하다 보니 집에서 해먹고 싶을 때면 식재료 좋은 문어, 킹크랩, 홍합, 대하 사다가 굵은소금 넣고 그냥 물만 끓여 마지막 2분 남겨놓고 녹황색 채소 넣어서 양념 없이 고추냉이에 간장 또는 초장만 찍어 1년에 한 두어 번 그렇게 먹는다. 그게 나에겐 최고의 요리다. 복잡하게 생각과 판단할게 수백 가지라 다른 부분들이라도 인생을 최대한 심플하게 살자는 주의... 가구에도 별 관심이 없고 그냥 휑한 넓은 공간에 탁 트이게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 아프리카 여행 중 다시말해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장거리 국외 여행 중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고유의 토박이 음식을 접하는 거다. 나이가 들수록.. 고추장 라면 김치 장아찌 엄마의 젓갈 엄마의 나물 엄마의 기름지지 않은 은은한 그 된장국.. (나중에 결혼하면 용돈 드리면서 언니나 새언니한테 반찬을 가져다 먹으면 끝이라는 단순히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다. 살아온 과정 유년시절의 향수라는 건 그게 아니다.) 순간 그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맛을 평생 느낄 수 없고 접할 수 없다면 얼마나 절망적일까 슬퍼졌다. 그러면서 마음이 바빠졌다 요리를 안 한다고 난 일이 중요하다고 바쁘다는 이유로 이대로 음식에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당연한 듯 밥상만 받고 있을 게 아니라.. 한국 가면 틈틈이 엄마와 함께 식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그 생각이 났다. 장가간 오빠가 어느 날 주말에 "김 김칫국 어떻게 그 맛을 내는지" 엄마 옆으로 와서 물어본 그때가 기억났다. 오빠가 레시피 물었던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음식 잘하시는 새언니와 함께 배워나가자고 해야겠다.^^ 신이시여! 그렇게 해주실 거죠? (우리 엄마 꼭 건강하게 100세 채우시게 해주세요^^ 제 생일날 간절하게 간곡하고도 정중하게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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