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마치고 개운한 마음에
아침 6시30분 조식후 출발을 위해 1층 식당으로 배낭을 통째로 들고 내려간다
흔적을 남기면 안되니 침대 밑까지 샅샅이 뒤돌아보고.. 
 
마음이 바쁘다
오늘은 총 27.1km
해발 250m 시작점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최고 정점 1400m를 좀더 찍고 다시 952m를 내려와야한다
걷다보면 식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두 곳이 나온다 
 
커피 한잔에 딱딱한 바게트 두 덩어리만 씹고 빨리 출발 하려고 했는데
미국인이 나의 발길을 붙잡는다
어디서왔냐고
그러다 존뮤어 트레일 얘기가 나와서 나 거기 완주 했었다 부터 시작된 얘기가 그뒤로 일거수 일투족 나에게 관심이 많다
우리회사 리본까지 그분 카메라에 담으셨고 내 배낭도 찍고 내 모든게 신기하신가보다
나와 사진 찍자고 하시면서
우리회사 홍보요원이 새롭게 생기신듯 하다
이놈의 인기는 어딜가나 사그라들지가 않네 
 
문득 걷다가
아무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길
오직 앞만보며 가는 그들 
 
오직 800km완주만 생각하며 바쁘게 앞만보며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저는 알아요
어쩌면 남들이 잊고 있는 것을 저만 알고 있을수도 있어요
이 길을 지나고 나면
이 풍광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지금 길 위에 서 있는 그들은 남은 772.9km만 생각해요
지금이 중요한데
지금 이순간이 내인생에 꼭 남겨야할 한 컷인데
지금 같이 걷는 저 옆사람들과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이 하나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로 온통 가득한데 옆사람과 대화하다 또는 몸이 힘들어 그냥 지나치는 이들이 투성이네요 
 
저녁 7시 30분
폴란드 커플과 함께
우리가 가장 늦게 숙소에 당도했다
가랑비에 온통 젖은 저 야생화들을 도저히 모른채 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일찍 도착해 휴식을 취하는거보다
내 몸을 좀더 쉬게하는거 보다
난 그자리에 머물러 그들을 한번 더 바라보는게
행복했다
이글을 쓰는 이순간도 가장 잘했던 부분이
머물렀던 그 시간들이었다 
 
오늘 걸어온 이 길들
담쟁이 넝쿨
산새소리
다 타고 남은 재 냄새
말, 소 똥 냄새  
어릴적 보고 자랐던 나귀 꽃 등
저 하나하나를 잊지 못할거 같아요 
 
시골 출신과 수도권 출신들은 정서가 달라요
정서는 곧 사회성을 잇는 통로가 되어 성공과 근접 할 수 있는 감성의 고리와 연결이 되죠 
 
며느리는 어릴적 자연과 교감해가면서 성장해온 시골 출신을 고르세요~
와이프는 강씨 여성들을 고려해보세요~
소박하고 생활력 강하고 싹싹하고 근검절약 야무집니다
예전에 생활력이 기쎄고 다소 억척스러움의 상징이였지만 요즘은 능력을 뜻해요
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 따라가기 마련이거든요  
 
돈은 곧 기다!
자세히 보면 나에겐 유난히 기가 쎈 사람들이 주위에 따른다 
 
한국에 머물러 있으면
제 중딩 친구 한명이 종종 전화해요
그 친구도 사업을 하고 있는데
' 종숙아 니 목소리 들을라고 전화했어
니 목소리를 들으면 힘을 받어
기를 받는다니까
일이 잘안될때 뭔가 풀리는 느낌이야 ' 
 
우리가 나름 그래도 학창시절 잘나갔다
그 친구는 옆 반 반장
나는 옆 반 부반장
늘 보이지않게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녀공학시 여자들이 주로 부반장 남자들이 반장을 했었다
그 친구가 말해준다
중2때 나를 짝사랑 했던 남자애를 최근에 만났는데 내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내가 종숙이를 짝사랑 했었다고'
나한테 직접 사탕을 포장해서 줬었는데 그 연한 헝겁 핑크색 포장지가.. 
 
사실 이때 난 13살 크리스마스때 학교 남자애들에게 우리집 주소로 X-mas 카드를 총 13개를 받을 정도로 나름 인기가 좋았다
실명을 숨기고 소설가 박경종이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집으로 걸려오기도 했으니까
가족이 받으면 끊고 내가 받으면 목소리만 듣고 있고 ㅋㅋ
내 키가 중 1 입학때 154.8cm였으니 얼굴은 하얀편이었고 외모가 엄청 성숙 했었다
화이트데이때 기억난다 
 
나를 짝사랑했던
그 친구는 지금 70억대 자산가가 되었다고 한다
조영구 '창' 프로그램인가? 거기도 출연했다고 보여주더라는 물론 장가가서 아들도 보여주더라는
나중에 같이 만나자는데 ㅋㅋ
보통 이런경우 남자가 되었든 여자가 되었든 상대방을 놓친거에 대한 후회를 하겠지
난 안한다
난 지금 이순간도 나중에도 남부럽지 않은 삶
더 멋있게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수있거든 
 
오늘 청라국제도시에서는
인천서구관리공단 주관으로
2016년 인천서구 창의 & 진로 박람회가 열렸었는데
여행플래너라는 직업 체험으로 여행사 대표로 (주)제이에스투어가 참석해 직원들 전원 출동해 많은이들에게 직업 체험관을 보여 드렸답니다. 
 
이시간 백두산 행사
불과 이틀전까지도 악천우 속
두만강 물이 넘쳐났는데
백두산 천지 잘 보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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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감고 안말리고 바로 출발

자전거로 달리는 그들과 걸어서 순례하는 나

핀란드 트레커들과 저녁식사 시간에